진현미 개인전 _ 겹과 결의 곁 (2018. 5. 30 – 6. 5)


다양한 층위의 구조로 구축된 “입체-산수” 작업은 시각을 통한 인식과 통찰이 얼마나 가변적인가를 보여주고자 한다. 단순화된 검은 풍경은 일몰의 순간을 카메라 렌즈를 통해 담는 과정에서 출발한다. 각각의 풍경들이 검게 물드는 모습은 마치 종이가 먹을 빨아들이는 수묵화를 연상케 했다. 그것은 대상의 본질만 남기고 불필요한 요소들을 제거하여 최소화된 풍경을 만드는데 이로써 관람자의 경험에 의한 개별적이고 특수한 주체의 시각을 유도했다. 이러한 단순화된 검은 풍경들을 폴리카보네이트. 아크릴, 필름, 광확산 필름 등 투명한 소재에 여러 장의 겹으로 공간에 설치하여 산수가 형성되고 관찰자의 시점이동에 따라서 공간의 깊이가 발생한다. 동양의 산수화는 관찰자의 원源(시·공을 초월한 이상형)에 대한 갈망으로 시작하여 다각의 시선이 모두 화면 안에 표현되고 관찰자 개인의 개입에 의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이것은 “나”의 주체적인 시각과 정서가 유기적으로 흐르는 사유의 결이 형성되는 공간인 것이다. 일상에서 발견한 영수증의 구겨진 형상을 통해 내용이 지닌 존재적 무게감과, 습관으로 모아온 영수증의 시각구조를 살피고 삶 속에서 사유 가능한 진경眞景, 진짜 풍경에 다가는 것 또한 “입체-산수” 작업의 일부분이다. 우리가 경험한 산수는 결국 차이와 반복으로 이루어진 삶의 경험으로 층지어진 풍경, 그 곁에 머무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