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바로 여기_고우리, 김경미, 김도수 (2018. 1. 31 – 2. 14)




고우리 작가는 사회 안에서 발생되는 감정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신체를 이용하여 얻어 낸 비정형 흔적은 모호한 오늘날 사람들의 감정을 표현한다. 작가는 일상에서 정의할 수 없는 타인의 그리고 타인에 대한 스스로의 감정에 대해 회의를 느꼈고 그러한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작업을 시작했다. 현대 사회는 인간관계 속 솔직한 발언이나 행동을 억압한다. 그로 인해 느껴지는 이질감과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느낌을 고우리 작가는 캔버스로 옮겼다. 또한 붓을 이용하여 그림을 그리기보다는 손과 발을 사용하여 작업을 하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붓이라는 기성의 매개를 사용하지 않고 몸으로 직접적인 느낌을 표현한 것 이다. 갈등과 두려움 등 불편한 감정들을 손으로 캔버스를 구기고 페인트를 벗겨내는 노동을 통해 표현한다.
김경미 작가는 우리가 의미 없이 지나치는 자연풍경을 그린다.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햇빛의 아른거림을 아크릴판을 이용해 재구성시킨다. 직접 밖을 돌아다니며 촬영한 사진을 토대로 밑그림을 그린 뒤 빛을 굴절을 주기 위해 아크릴판 위에 직접 릴리프 효과를 주어 보는 이는 마치 눈부신 햇빛과 나뭇가지를 보는 듯 하다. 작가는 입체 효과를 숲 속 풍경에 입혀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한다. 한국은 서울 인구밀도가 높은 나라이다. 도심 속에서 자연을 느끼기란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도시가 주는 편안함을 추구 하다 보니 자연이 주는 마음의 안정은 잊혀 간다. 김경미 작가의 작품은 도시 사람들에게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자연의 여유를 선물한다.
김도수 작가는 주거 환경에 대한 고찰을 이야기한다. 그의 드로잉은 전체적인 주택을 그린 뒤 그 위로 배관을 하나하나 다른 종이들에 그려 완성 시킨다. 건물의 외형은 점점 희미해져 가고 오로지 방과 방 사이를 이어주는 붉은 배관만 시선을 사로잡는다. 김도수 작가의 설치 작품들 또한 인상적이다. 빨대를 이용하여 만든 작품들은 또 다시 빨대로 이어진다. 빨대를 쌓아 올려 작은 방들을 만든 뒤 그것들을 또 다른 빨대들로 연결 시켰다. 그는 주거 환경 이미지를 통해 인간관계에 대해 말해주고 있다. 사방이 막힌 사각 공간에 답답함을 느껴 길 골목을 내다 보았고 외벽에 설치되어 있는 잡다한 배관과 전선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오브제라 느꼈다. 이웃에 대한 관심이 작아지고 온라인을 통한 간접적인 인맥에 관심이 쏟아 지고 있는 가운데 김도수 작가는 실질적인 물체에 초점을 맞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