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의 틈 유진희 개인전 (2017. 6. 7 – 6. 13)



관계(關係)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익숙하게 여겨 왔던 대화나 소통의 상황들이 갑자기 당혹스럽거나 낯설게 느껴 질 때가 있다. 나는 상대를 알고 있었던 걸까? 하는 의문이 이어진다. 있는 그대로 봐 왔던 모습이 전부일 거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내가 아는 건 부분일 뿐이다. 그렇다고 해서 거부감을 갖고 뒤돌아 설 필요 없다. 어차피 상대가 보는 나도 마찬가지일 테니까. 낯섦이 나와 너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의 틈’이다.
관계 안에서 타인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다. 내가 타인에게 가까이 다가 갈수록 (혹은 알면 알수록, 보면 볼수록, 생각하면 할수록) 좁혀 진 거리의 관계만큼 내가 그를 볼 수 있는 시선은 좁혀 진다. 마치 먼 거리에 보았던 형상이 가까이 다가갈수록 다른 형상으로 초점이 흐트러져 환원 되어 버리는 경우가 있다. 내가 그에게 다가갈수록 좁혀 진 관계의 거리만큼, 내가 그를 볼 수 있는 시야는 다시 좁혀 진다. 알면 알수록 어떤 사람인지 더 혼란스러워 질 경우이다.
무수한 관계에서 내가 기대하는 것은 전부일지 몰라도 내가 직면하는 것은 타인과 공유하는 부분에 불과하다. 결국 부분이라는 것은, 알 수 없고, 가질 수 없는, 그래서 항상 불확실한 ‘관계의 틈’을 실감하게 된다.

유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