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ghyun Lee_그림손 기획 ∙ 2016.05.18 - 05.31 1 페이지

���� �ٷΰ���


Sunghyun Lee   Gallery Grimson Project

2016.05.18 - 05.31 / GALLERY GRIMSON SEOUL

이성현 개인전_ 갤러리그림손 초대 (2016. 5. 18 – 5. 31)  

누군가의 소개로 만남의 장소에 불려 나온 예술작품과 마주해보면 소개를 주선한 사람의 떠드는 소리만 요란할 뿐, 정작 주인공은 의례적인 표정으로 입을 다물고 있다. 격식을 갖춘 만남이 매끄럽긴 하지만, 문제는 “감동이 없다.”는 것이다. 빼어난 걸작을 감상하며 왜 감동을 느낄 수 없을까? 작품이 입을 다물고 있기 때문이며, 당신이 직접 말을 건네지도 눈을 마주치지도 않은 탓이다. 예술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누군가가 알려준 지식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한다면, 나의 감각과 느낌은 어느 구석에 버려둬야 좋을까?

예술이 아직도 감성의 영역에서 거론되고 있는 것은 예술작품 감상에서 ‘앎’이란 것에 감흥을 우선할 수 없으며, 감흥의 부산물일 뿐이란 반증이다. 이런 관점에서 내가 느낄 감흥의 기회를 타인이 정리한 ‘앎’으로 대신한 채 예술작품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감동을 기대하는 것만큼 허망한 바람도 없을 것이다. 위대한 예술작품은 당신의 눈길에 반응하고, 당신의 무뎌진 감각을 다듬어주며, 끝내 당신의 가슴을 벅차게 채워줄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기에 명작이라 불리게 된 것이다. 그러니 당신은 그저 당신의 눈과 가슴을 믿고 작품과 마주하면 된다. 만약 당신의 예의와 성의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답 없는 작품이라면, 차라리 당신과 공명점(共鳴占)이 없거나 어느 순간 가슴이 먹먹할 만큼 큰 울림과 함께 다가오는 것이 예술작품 이므로, 함부로 당신 몫의 감동을 타인의 지식과 바꾸는 짓만은 피하시길 바란다. 


- 작가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