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심가득 2025 세화전 ∙ 2025.01.08 – 01.20 1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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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심가득 2025 세화전


강민지, 고선애, 고운화, 구민경, 김경아, 김경미, 김하연, 김기순, 김기은, 김다영, 김다원, 김미정, 김민정, 김선교, 김소연, 김수정, 김언정, 김정옥, 김주영, 김현수, 김화현, 나옥기, 남지현, 노유진, 논바람, 묘묘, 문경록, 박서영, 박솔란, 박수지, 박슬해, 박세정, 박영혜, 박인숙, 박현정, 박혜림, 배소희, 백미정, 변예은, 안주현, 이경선, 이부겸, 이서연, 이선, 이선남, 이예린, 이선영, 이수진, 이진아, 이행임, 이희승, 임서연, 이혜현, 장미리, 장재연, 전소현, 전정은, 전준영, 정병길, 조선희, 조하나, 천미혜, 최미련, 최소영, 최욱패, 최은영, 최인영, 최지현, 최혜선, 한라희, 한연선


2025. 01. 08 - 2025. 01. 20 / GALLERY GRIMSON SEOUL


<()심 가득!>, 2025년 푸른 희망의 세화전

 

을사년(乙巳年)”은 한국인에게 되새김되는 해다. 일제에게 주권을 빼앗기며 서슬 퍼런 칼날에 가슴이 찢겼던 1905년 을사조약으로부터 두 번의 육십갑자를 돌아 2025년의 새로운 을사년이 시작되었다. 가슴 벅차게도 대한민국 국민들이 만들어낸 120년의 하루하루는 온갖 강풍을 밀어내는 오뚝이 역사의 궤적을 만들었기에, 2025년 푸른 희망의 을사년은 그 과거로부터 전해진 더없이 값진 선물이다.

새해 을사년에는 뱀에 대한 오랜 통념에 신선한 옷을 입혀주고 싶다. 성경책의 이브는 뱀의 꼬임에 넘어가 아담에게 선악과를 먹여 인류의 원초적 죄를 이끈 장본인으로 묘사된다. 그러나 중국고대신화에 등장하는 여와(女媧)’를 기억하라. <복희여와도>는 자와 컴퍼스를 든 남매가 천지를 창조하는 내용을 상징하고 있다. 여기서 두 남매의 상체는 인간으로, 하체는 뱀의 형상으로 휘감겨 있다. 뱀은 어쨌든 동서양의 오랜 전통 속에 생명의 탄생을 주도하는 이미지로 설정된 것은 확실하다. 흥미롭게도 뱀의 이중적 꼬임은 우리 생명체들이 갖고 있는 DNA 이중나선과 닮아있다. DNA의 이중나선 구조가 밝혀진 것은 1953년으로 뱀과 DNA 사이의 연결고리에는 2천년의 간극이 있지만, 그 유사성에는 신비스러움이 내재한다. 이중나선의 형태 속에 생명의 지속가능한 변신을 이끄는 동력이 이들 모두에게 잠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뱀의 형상 속에 내재된 이 무궁무진한 변신의 에너지를 을사년 올해에 탐닉해보시길 바란다.

<()심 가득!> 세화전은 그래서 더 뜻 깊다. 진채연구소는 푸른 뱀의 해인 2025년 을사년을 맞이하여, 올해도 어김없이 참여 작가들과 함께 전시제목을 공모해 사심가득을 뽑았다. 이번 전시에는 71명의 진채연구소 출신 작가들이 참여하여 한국 민화나 유명서양화를 차용하거나 자신만의 조형언어로 재해석하며 뱀 ()’자에 대한 예술적 변신을 맘껏 펼쳐보였다. 이번 <()심 가득!> 세화전에서 요즘 한국 전통 채색화의 최신 경향도 엿보고, 뱀의 희망찬 변신 에너지도 받아 가시길 바란다.

 

미술비평가 반아(反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