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ghyun Moon ∙ 2016.06.15 – 06.21 1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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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hyun Moon   afternoon

2016.06.15 – 06.21 /  GALLERY GRIMSON SEOUL

문승현 개인전_ 오후 (2016. 6. 15 – 6. 21)  

“나의 작업은 한적한 계곡의 어느 오후 즈음의 풍경을 조용히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조용히 바라볼 수 없다. 문승현의 <오후>를 보는 우리는 조용한 파적(破寂)을 경험한다. 
벽면의 화폭을 따라 이어지는 돌 축대가 침묵과 위엄의 자태로 우리를 압도한다. 그런가 하면, 화면 한켠에 하얗고 섬세한 촉각적 흔적을 새기며 감미롭고 따스한 돌담처럼 우리를 불러들인다. 그런데 가까이 다가서는 순간, 크고 작은 돌들의 견고한 형상이 바스러지고 굴러 내려 일순간에 깊고 오묘한 광채의 물 풍경으로 자리한다. 우리도 순식간에 물속을 노니는 작은 물고기들을 따라 바위와 돌 틈 사이를 지나 물풀의 여린 속 뿌리가 내리 닿은 밑바닥 깊은 곳까지 유영하듯 거닐고 있다. 
문득 그림을 보는 우리의 위치와 시선이 모호해진다. 우리가 바라보는 풍경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계곡의 돌담을 바라보는지 혹은 수면에 비친 계곡인지, 아니면 수면의 바닥을 내려다보는지, 또는 심연에서 바위와 돌들의 바닥 혹은 그들 사이를 지나 수면 위 바깥세상을 올려다보는지 명확치 않다. 하지만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풍경 속 아주 작은 그림이 우리를 흐르는 물처럼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이끌어준다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