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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혜 개인전 Ji Hye Ahn Solo Exhibition
2023.5.24 - 2023. 5.30 / GALLERY GRIMSON SEOUL
안지혜의
그림은 공간과 관계의 상대성과 모호함에 대한 그림이다. 그것은 공간 감각의 표상으로서 물질적 지각과
의식적 의미라는 두 차원을 아우른다. 그리고 이 두 차원을 잇는 것은 불안과 긴장의 기억이다. 작가는 대도시 공간에 대한 경험과 여기서 비롯된 감정을 물질적 공간에 대한 지각 구조에 미묘한 표현적 요소와
감성적 차원을 덧붙여 시각화하고 있다. 그림은 견고해 보이는 선들의 차가운 기하학적 추상으로 보이지만, 발광하는 선들의 미묘한 교차와 평면들의 밀고 당김 속에는 인식의 불확실성과 관계의 모호함이 암시되어 있다. 선들은 보이지 않는 대상들의 테두리를 따라 그어진 듯 어떤 경계들을 암시하며 화면을 가상 의 삼차원으로 전환한다. 이 가상의 공간에 기하학적인 형태들이 떠오른다. 이것들은 공간 속
가상적인 평면을 암시하면서 앞뒤로 혹은 위아래로 공간을 가르고 있다. 각 평면은 사선에 의 해 화면에
고정되거나 다른 분할 면과 앞뒤, 위아래로 연결된다. 이는
안지혜의 그림이 언뜻 투시도나 건축도면 같아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안지혜의
그림에서 선들은 중립적이지 않다. 안지혜의 선은 기하학적인 분할의 도구를 넘어서 의미론적인 매체가 된다. 세계의 근본 구조를 암시하는 몬드리안의 신조형주의 회화의 수평과 수직의 선과 이상적 공동체 공간을 표현하고
있는 리시츠키의 프룬 라움(proun raum) 의 기하학적이고 상징적인 모티프들처럼. 몬드리안의 선이 형이상학적인 구조를 표현하고 리시츠키의 선이 미래적 공간의 벡터를 암시한다면, 안지혜의 선은 경험적 공간의 구조를 표상 하며 동시에 그 공간에 대한 정동(affect)을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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