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nie Kim 시간의 질감Ⅱ 2017.05.10 – 05.16 / GALLERY GRIMSON SEOUL
시간의 질감Ⅱ 바니킴 (2017. 5. 10 – 5. 16) 작가의 그림에선 비정형 혹은 무정형이 특징이다. 특징이지만, 그렇다고 온전히 추상적이지는 않다. 꽃과 나무, 산과 바위와 같은 자연 소재로부터 이따금씩 집과 같은 기하학적 패턴이 변주된 형태에 이르기까지, 사실을 말하자면 작가의 화면에는 각종 알만한 형상들이 마치 숨은 그림 찾기라도 하듯 화면 속에 포치해 있다. 알만한 형상들이지만, 그 자체 재현적인 문법으로서보다는 일정 정도 추상화된 경우로 볼 수가 있겠다. 이처럼 추상화된 형상들이 비정형의 얼룩이나 흔적 그리고 자국과 어우러진다. 보기에 따라선 형상 자체보다는 이런 얼룩이나 흔적 그리고 자국이 주제인가도 싶다. 얼룩들이 어우러진 화면이 암시하는 어떤 분위기, 아우라, 질감이 주제인가도 싶다. 무슨 말인가. 회화와 판화와 사진이 장르의 경계를 허무는, 비정형의 얼룩과 기하하적 패턴 그리고 무분별한 붓질이 경계 너머로 넘나들어지는 유기적인 화면이 일종의 겹 구조(레이어 구조)로 나타나고, 이를 매개로 그 자체 비가시적인 실체를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이를테면 감정과 시간처럼 쌓이는 것들에, 바람과 대기처럼 흐르는 것들에, 순간적인 인상처럼 덧없는 것들에 형태를 부여 해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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