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beom Kwon 모호한 형상의 구축 2008.12.03 - 12.15 / GALLERY GRIMSON SEOUL

권기범 _ 모호한 형상의 구축 (2008.12. 3 - 12.15) 권기범의 작품에는 세상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해석하고자 하는 욕구와 그것을 가볍게 만들어 버리는 그만의 직관적 위트가 들어있음을 발견합니다. 궁금증을 자아내는 수많은 인체의 이미지와 모티브들이 등장하고 반복되지만 그것들은 대담하고 단순화된 기하학적인 별 모양의 이미지 등과 어우러져서 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반면, 그의 작품은 중립적, 객관적이며 보는 이에게 어떠한 강요도 하지 않지 않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작가의 새로운 평면작업인 AMBIGUITY Series 들이 전시되며 누구나 작품에 대해 다른 해석을 하여도 그 과정이 해답이 되는 작품들로 보시는 분들께 흥미롭고 신선하게 다가갈 것입니다. 모호한 형상의 구축에 대하여 나는 인간의 삶 속에서 존재하는 여러 가지 형상과 현상 그리고 사고의 독특한 이미지를 극대화시켜 혼합되어진 이미지들을 평면과 공간 속에 다각적으로 표현한다. 이 형상들은 대부분 존재하고 있는 물상들의 이미지와 조형감을 가지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확한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애매모호한 이미지들이 많다. 이것은 기존에 있었던 사상과 정의들에 의문을 던지는 이 시대의 질문들이며 모든 것을 분명하게 정의 내릴 수 없는 진행형의 가치 체계에 기반을 둔 표현들이다. GLASS FLOWER 시리즈는 문인화의 소재인 화훼의 잎들을 총체적으로 집적시켜 현실 속에 존재하는 이항대립적인 개념을 표현한 꽃과 인물의 이미지이다. AMBIGUITY 시리즈는 인체의 미세한 부분을 단면화 시켜 다양한 형상을 채집한 후 직관적인 조합의 원리를 바탕으로 인체가 아닌 또 다른 모호한 형상을 구축하는 작업이다. 이 두 가지 작업에서 보이는 형상들은 꽃, 인물, 정물과 기호 등 다양한 이미지를 가지게 되지만 작업의 부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들의 형상과는 상관없는 또 다른 이미지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결국 인체의 부분들을 묘사하여 인간의 모습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입자로 형성되는 존재태의 원리를 이해하고 이를 인체와 화훼의 형상을 통해 또 다른 이미지로 가시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모든 이미지들이 익숙하지 않은 애매모호한 형상성을 가지게 된다. 이것은 이 시대가 가지는 모호한 가치 체계에 대한 접근이며 시대적 가치 개념을 시각적 이미지로 전환시키는 과정이다. 끝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기존의 가치들은 동 시대에 그 의미가 변하고 있고 앞으로도 많은 변화와 전이가 예상된다. 내가 그리는 이 혼란한 이미지들은 이렇게 규정지어지지 않는 가변적 가치체계들에 그 근간을 두고 있으며 정의되어 질 수 없는 동시대의 또 다른 가능성에 대한 두터운 믿음이기도 하다. 작은 인체의 파편들이 집적되어 큰 파노라마의 형상을 이뤄내듯 나의 작업 속에 가시적인 물성은 분석적 해체와 결합의 과정을 통해 예상하지 못했던 또 다른 형상과 의미를 찾아 총체적 이미지를 구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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