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ggu Kim ∙ 2009.05.06 - 05.18 1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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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ggu Kim 

2009.05.06 - 05.18 / GALLERY GRIMSON SEOUL


KIM, SANG KU (2009. 5.6 -5.18)

김상구와 그의 목판

70년대 중반부터 80년대 후반에 이르는 2기의 작품내용에서 이상과 같이 풍부한 회화성과 판화의 기술적 공정이 두드러지게 드러나고 있음을 엿볼 수 있다. 풍부한 색채와 더불어 목판 특유의 칼 맛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에서 유출된 이미지의 변형과 그것의 발전으로서의 추상적 도형이 이 시기 그의 전체 작품을 관류하고 있다. 형태의 반복패턴과 기하학적 구성인자도 현저해지고 있다. 더욱 요약되고 억제된 방법의 신장이 화면을 지배해가고 있음을 보인다. 이 같은 방법에 곁들여 모티브의 제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새, 물고기, 나무, 말, 구름, 사람, 배, 들꽃 등이 번번이 등장한다. 곁들여 실내의 풍경이 간헐적으로 구현된다. 의자, 바이올린, 화병 같은 것이 실내풍경의 주요 모티브이다. 범속한 주변의 자연이 무작위로 선택된다. 친숙한 주변과 일상의 선택은 소박한 소재의식을 반영한다. 어쩌면, 이 소박한 소재의식이야말로 작가의 조형의식 그 자체인지도 모른다. “내가 좋아하는 소재는 마치 한 그루의 나무가 땅에 뿌리를 내리고, 기둥이 서고, 가지가 엇갈려 나듯이 자로 잰듯한 것보다는 약간 휘어진 대들보의 선과 같은 것, 화려한 것보다는 투박한 것, 치장으로 복잡한 것보다는 단순한 가운데 스며드는 토담과 같은 것, 입체적인 표현보다는 평면적인 것, 흑백의 대비, 큰 것보다는 조그마한 것, 가득 차있는 것보다는 여백이 있는 것 등이다.” 란 작가의 말에서도 소재의식에서 조형의식으로 이어지는 내용을 읽을 수 있다.
90년대 이후로 오면서 그의 화면은 더욱 단순하고도 명쾌한 이미지의 구현으로 눈길을 끈다. 흑백대비의 간결함과 탄력 있는 구성이 만드는 압축된 형상은 무르익어가는 조형의 내면을 엿보게 한다. 목판의 재질이 주는 담백함과 풋풋한 향기가 이미지를 가로질러 다가온다.
90년대 후반에서 최근에 이르는 근작은 더욱 대비적인 요소와 균형감각이 지배된다. 2000년에 발간된 목판화집<풍경, 나무, 사람>은 이 같은 특징들을 극명히 드러내고 있다. 화면은 끝없이 침잠되지만 약동하는 생명의 리듬이 안으로부터 부단히 솟아오르고 있다. 연속적인 선의 반복과 점 획의 균질화가 화면의 요체화와 전면성을 대변해준다. 이 같은 특징을 작가는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한 개의 평면에서의 여러 가지 연속적인 운동……. 정지된 상태에서 다시 불쑥 일어나기도 하고, 어느 한 방향으로 자꾸 쏠려나가듯 움직이는 선들, 떠내려가듯 기울어지며 수없이 그려지는 사선의 움직임……생동감 있게 표현하려는 나의 작업 중의 일부이다."

오광수/ 미술평론가의 평론 중에서 일부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