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자연을 탐색하고 그 아름다움을 조형적 언어로 끊임없이 묘사한다. 그것은 단지 자연의 가시적인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통하여 인간의 내면적인 세계를 표현하려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자연은 단순한 심미적 대상이 아닌 현재를 존재케 하는 것이다. 자연을 주제로 한 나의 작품들은 평생을 자연과 함께 한 나의 경험적 풍경들을 의식으로 구조화하여 조형으로 탄생시킨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사람이 빚고 자연이 완성 시키는 작품으로, 자연이 스스로 만든 문양을 아로새기고 그것을 통해 희망과 위로를 얻는다.
지금까지의 작업은 고향의 흙에 대한 해석을 전제로 작업에 대한 실험과 경험을 통해, 전통과 현대라는 도예의 오랜 과제와 조형에 대한 모색을 해왔다. 자연이라는 주제와 더불어 옛 백자를 통한 자아 성찰로 추구하는 백자색과 조형은 은유적인 아름다움이다. 이러한 작업은 절제된 감성과 정화된 미감을 요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유구한 조선백자 문화의 뿌리는 현재와 미래의 도자 발전에 보이지 않는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