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영 Jae M.Y 1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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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e MiYoung


제미영의 [조각 풍경] 전은 단편(조각)들로 이루어진 전체(풍경)로 이루어진다. 풍경은 이질적인 것을 자연스럽게 한데 모을 수 있는 장이다. 작품에는 선 안에 면이 그 안에 또 다른 무늬가 있고, 이렇게 이루어진 복합적 단편들이 작품의 면면을 이룬다. 최초의 재료가 완전히 사라지는 일은 없다. 만들기와 그리기를 병행함으로서 밀도와 분위기를 동시에 잡으려 한다. 바느질과 가위질, 붙이기와 칠하기는 단편들을 잇고 분리시킨다. 거듭되는 뒤섞기 과정에서 구성과 해체는 하나가 된다. 요소들이 조합되는 경우의 수는 많아서, 작가는 자신이 만든 것을 발견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다. 삶의 작은 단편들도 허트루 넘어가지 않는 풍경은 최초의 모습을 무색하게 한다. 원근법이 있기는 하지만, 평면적 단편들로 구성된 풍경은 하나의 시선에 포괄되지 않는다. 사방팔방으로 이어지는 단편에는 제각각의 시공간이 내재되어 있다. 단편들은 마치 영화 같은 방식으로 편집된다. 공시(共時)적 매체인 회화이니 만큼 공간적인 영화인 셈이다. 


제작 단계에서 중요한 바느질은 단편을 이어준다. 감침질로 이루어진 촘촘한 이음매는 그자체가 또 다른 조형적 요소다. 조형적 꼴라주와 영화적 몽타주는 하나가 된다. 하나는 공간적 병치이고 하나는 시간적 병치지만, 공간과 시간은 연결되어 있다. 기억과 지각은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며 마주한 상황을 갱신한다. 작은 구슬도 꿰면 보배가 되듯, 눈에 띄지 않는 사소한 풍경들은 강렬한 기념비로 우뚝 선다. 현실에서 추출된 꼴라주의 단위들은 하나의 지배적 원칙이 적용되는 구조가 아니라 그때그때 삶의 굴곡 면에 걸맞게 배치된다. 추상적 원리보다는 융통성이다. 한옥집이나 연립주택이라는 공통적 소재는 비슷한 문제에 비슷한 해결방식을 낳는다. 만약 그것이 아파트 같은 보편적 구조였다면, 보다 체계적인 대응이 요구되었을 것이다. 배치는 공리나 영원으로 굳어버린 추상적 구조에 대한 대안적 개념으로 부각된 바 있다. 펠릭스 가타리는 [기계적 무의식]에서 창조성은 기호나 코드화 체계가 아니라, 체계를 분절하는 배치에 속한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