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e Jo Um ∙ 2022.09.28 - 10.04 1 페이지

���� �ٷΰ���

푸른산호_Blue coral

 

엄해조 개인전


2022.9.28 - 2022. 10.04 / GALLERY GRIMSON SEOUL


엄해조의 작업에서 바니타스 정물화의 형식 안에 화려한 색의 물고기나 말미잘의 생식기 모습, 바위나 해초 위에 쌓여 나가는 어류와 갑각류의 알의 모습 그리고 산호의 모습이 등장했다. 이들은 꽃과 비슷한 형태와 꽃만큼이나 화려한 색을 갖고 있다. 그러나 자연의 은 정물대에 놓인 그림 안에서, 타인이 감상하는 대상이 되는 순간 모든 형태와 ’, 즉 생명력을 잃게 된다. 그 생명의 허무함을 담아내기 위해 정물대 위에 바다생물을 그렸다. 그리고 최근의 작업에서는 생명과 죽음을 상징하는 소재인 산호가 주된 소재로 등장한다. 물감을 바르지 않은 비어 있는 캔버스의 하얀 표면을 산호의 형태로 남겨놓는 방식은 나와 감상자 모두에게 이것이 채움인지 비움인지 모호한 경계를 나타내기 위한 것이며, 생명과 죽음을 동시에 제시하는 것이다. 또한, 생태계의 죽음을 의미하는 이 흰색의 산호는 우리 문화에서 생명력을 뜻하는 색인 파란색으로 칠한 푸른 산호와 함께 잘 다듬고 꾸며진 모양새로 화면에 조화롭게 제시된다. 이러한 순간의 생명력을 담은 정물화 속 산호의 모습은 현대를 살아가며 더욱 빠르게 소모되어 가는 인간의 욕구와 욕망, 생명에 대한 허무함을 강조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초록빛부터 보랏빛까지 푸르른 빛을 지닌 산호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전통적인 바니타스 정물화의 양식이 아닌 풍경화와 정물화의 경계에 있는 푸른 산호의 정물을 통해 아름다움과 허무함, 생명과 죽음의 이중적 의미들이 그림의 화면과 감상자를 통해 끊임없이 교차하는 것을 의도한다. 그리고 유한한 생명과 시간, 아름다운 것에서 나오는 허무함과 고독함, 인간이 영원히 소유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