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그림손 초대전 Byung Wang Cho
침적의 선
2022.5.11 - 2022. 5.30 / GALLERY GRIMSON SEOUL
‘침적의 선’ 연작은 기하학적 칼 드로잉 연작의 주요 관심사인 선, 레이어, 추상, 호흡
등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한다. ‘기하학적 칼 드로잉’ 연작에서의
직선의 무한반복, 물질의 제거, 평면적 화면, 정적인 추상적 공간의 연출과는 달리 ‘침적의 선’ 연작은 캔버스 위에 물감을 지속적으로 축적하면서 역동적인 직선과 곡선이 강조된 동적인 추상적 공간을 만든다. 바다, 대지 등을 연상케하는 거대한 공간은 쌓아올린 시간의 겹을
통해 형성되고 성장하며, 작가는 이 과정에 처음부터 끝까지 개입하고 목격하는 유일한 증인이자 부모격인
존재가 된다.
‘침적의 선’ 연작은 ‘기하학적
칼 드로잉’ 연작의 기계적 메커니즘을 모두 배제하고 유화물감의 특성과 신체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호흡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차이와 변화가 있다. 유화물감의 회화적 물성과 선적 효과를 강조하여 역동적이고 깊이
있는 색의 층을 표현한다. 칼날의 각도와 속도를 달리하며 컬러사진 인화지의 표면을 긁어내면서 수천개의
수평선만을 만들어내는 기하학적 칼 드로잉과는 달리 붓의 각도와 속도를 서로 달리하면서 캔버스 표면 위에 역동적인 직선과 곡선의 모습을 만들어낸다. 호흡을 조절하고 붓에 일정한 힘을 유지한 채 캔버스 표면 위에 균일한 선을 만드는 행위보다 손 끝에 전달되는
힘을 달리하며 붓질의 순간적인 움직임, 방향 및 속도에 집중한다. 역동적인
선들의 축적으로 만들어내는 추상적 이미지는 요동치는 작가 자신의 내면을 추상적 언어로 나타낸 듯하다.
|